갤러리 자작나무

삶의 순간순간을 겹겹의 레이어로 바라본 작품 안에서는 삶 속에 변화하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과 그렇지 않은 순간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공간 속에 쌓이는 겹겹의 시간과 흔적들을 데이터로 그리면서 자신을 스쳐간 기억들을 마주 보는 창작의 과정이다.
미디어아티스트, Kim Younghui (김영희) 작가는 지난 7년간 데이터를 예술적소재와 주제로 연구하며 미국, 한국, 캐나다, 호주를 오가며 전시를 해왔다.
이번 전시 [겹겹]은 호주에서의 일상인 굿윌(Goodwill)다리와 쿠릴파(Kurilpa)다리를 건너며 하루 한 장씩 작가의 시점에서 기록한 사진을 겹겹의 레이어로 쌓아 올려 시간을 압축해 바라봄으로써 변화하거나 돌출된 삶의 순간을 도출하였다. 또한 지난 10년간 생각의 순간들을 기록한 소셜 미디어 글을 통해 생
각의 반복성과 반복되지않은 다양성을, 일상 속 부딪힘이라는 물리적 충격 데
이터들을 활용해 겹겹의 시간을 한 순간의 시각으로 관통해 바라본 전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이 일상이 된 시대에 와서, 작가는 페이스북 담벼락같은 디지털 퍼블릭 공간에 지난 10년간 스스로 어떤 단어들을 사용하여 올렸는지, 또한 이 단어들이 작가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작가는 포스트한 글에서 추출한무수한 단어들을 탐구하였고, 그 단어들을 작품의 주재료로 컬러풀한 패턴을 생성하여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400번’ 이상 자주 사용한 주트렌드 단어보다는, 주요 트렌드에 속하지 못하게 되는 ‘단 한번’ 사용한 단어들을 시각적으로 부각시킨 “아웃라이어를 찾아서” (서울2018, 브리즈번2020)시리즈에서 발전된 작품으로 추상적인 패턴에서 얼핏 생성되는 단어들을 찾아읽어볼 수 있는 제너레이티브 아트 (룰과 프로그래밍에 의해 생성되는 미디어아트)이다. 자신이 사용한 단어 데이터로 그린 작품, “겹겹”에 이어, 작가는특정 지인 2인을 초대하여 그 분들의 소셜 미디어 포스트글을 주재료로 가공하여 겹겹의 움직이는 단어들로 인물을 표현하였다. “Since ____“ 시리즈는작가와 특정인물이 처음 만난 시기를 시작으로 10년 또는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받아 작가의 시각적 룰(Rule)을 적용하여 글자들로 구성된 제너레이티브 아트(Generative Art)이다.
부딪히면서 남는 잔상인 멍을 살펴보면서 작가는 오묘한 색과 패턴이 꽃과 같
다고 상상하였다. 작품 “멍꽃” 시리즈는 이러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부딪힘을 IoT (사물인터넷) 센서로 감지하여 스크린 위에 겹겹의 꽃으로 피우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멍꽃을 피우다”는 작품 “멍꽃 2020”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IoT센서로 갤러리에서 꽃을 피우게 하는 인터랙티브한 작품이다.
본 개인전은 작가가 2013년 개인전 “RUNNING!”이후로 8년 만에 돌아온 갤러리 자작나무에서 초대 전시를 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